尹과 첫 통화서 일본 꺼낸 바이든…"北위협 한미일이 맞서야"
입력 2022.03.10 12:59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 첫 전화 통화를 해 북핵 협력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AP=연합뉴스·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당선 확정 후 첫 일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이뤄졌다. 윤 당선인이 오전 4시 20분쯤 국회에서 당선 수락 인사를 한 지 약 5시간 만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은 의례적인 축하 인사를 넘어 북핵과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향후 한미 정상회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백악관도 한미 관계를 인도·태평양 평화의 핵심축(linchpin)이라 소개하며 윤 당선인과의 통화를 보도자료로 알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첫 통화에서 윤 당선인에게 일본을 언급하며 “대북 정책에 있어 한·미·일 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첫 통화부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외교가에선 문재인 정부 이후 무너진 한일 관계 복원을 요청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북핵 위협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한·미·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2019년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고노 다로 당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폼페이오 장관이 냉랭했던 한일 장관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뉴스1]
윤 당선인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한일 관계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특히 한일 관계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것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잘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 간의 신뢰는 완전히 깨진 상태로, 긴밀한 북핵 협력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했다.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적극적 협조를 요청하며 “한반도 사안에 대한 면밀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화답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통화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도 논의됐다. 대선 기간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왔던 윤 당선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이 주도하는 국제 협력에 경의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이미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해 더 큰 책임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윤 당선인도 이게 공감을 표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취임 후 미국 백악관 방문을 제안했고, 윤 당선인은 “조만간 직접 뵙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윤 당선인 취임 후 상반기 중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인·성지원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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