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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면 이렇게 된다’… 러, 소도시 2곳 파괴 건물 80% 사라져

Jimie 2022. 3. 7. 02:33

‘저항하면 이렇게 된다’… 러, 소도시 2곳 파괴 건물 80% 사라져

우크라 제2 원전까지 점령 시도

입력 2022.03.06 23:0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1일째인 6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둘째로 규모가 큰 원자력발전소인 ‘남(南)우크라이나 원전’을 점령하기 위한 공세를 개시했다.

            6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외곽 이르핀에서 공장과 상점이 폭격으로 불타고 있다./AP 연합뉴스

이 원전은 러시아가 최근 함락한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북서쪽으로 약 170㎞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남우크라이나 원전 근방 32㎞ 지점까지 진출한 것이 확인됐으며, 원전을 향해 계속 진격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전은 러시아가 지난 4일 장악한 자포리자 원전과 같은 1000㎿(메가와트)급 가압 경수로 3기를 운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2%다. 러시아의 잇따른 원전 장악은 전력 공급을 차단해 우크라이나 전역의 사회 기반 시설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일 “서방의 대(對)러 제재들은 선전포고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제제재를 사실상의 ‘전쟁 행위’로 간주하고 대응 조치를 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러시아군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도네츠크주 볼노바하와 루한스크주 스챠스티아 등 우크라이나군 시설이 없는 2개 소도시를 상대로 엄청난 화력을 쏟아부었다. 러시아 공군과 지상군이 5분마다 맹폭을 가해 시내 건물의 80% 이상이 완파(完破)된 것으로 알려졌다. 볼노바하시 당국은 “셀 수 없이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쳤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방공호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공호에 발이 묶인 시민들은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과 전기가 완전히 끊긴 상태에서 3~4일째 지하 대피소 생활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열악한 위생 상황과 굶주림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볼노바하가 지역구인 드미트로 루비네츠 의원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져 굳이 공격할 이유가 없는 두 도시에 ‘저항하면 이렇게 된다’는 본보기 차원에서 무차별 공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잔혹한 공격은 이미 여러번의 전례가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999년 체첸의 그로즈니와 2016년 시리아 알레포에서도 러시아군이 도시 전체를 초토화했다”며 “민간인이나 학교·병원 등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상 불법이고 전략적 이점도 없지만, 저항하는 시민의 사기를 꺾는 데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민간인 공격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 장악 역시 우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시도로 파악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원전의 전력 공급을 차단하면 가정과 관공서의 전기 시설은 물론 수도, 통신, 철도, 병원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모두 마비된다. 영국 BBC 등 외신은 “러시아군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잠정적 휴전 협상마저 러시아의 ‘기만전술’이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3일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열린 2차 협상에서 ‘인도주의적 통로’ 제공을 위해 일부 지역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으나 4일과 5일 내내 공격 행위를 계속해 민간인 대피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협상에 나선 것은 국제적 비난을 피하고 우크라이나에 민간인 사상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려는 술책”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6일 정오 뒤늦게 약 9시간의 휴전을 선언하고, “남부 마리우폴과 돈바스 볼노바하 주민들의 대피로를 열어 300여 명이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와 협상에 나섰던 우크라이나 협상단 중 한 명이 러시아 스파이로 밝혀져 처형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원이었던 데니스 키레예프가 러시아와 내통한 물증이 발각돼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검거된 뒤 총살됐다. 이런 상황에도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3차 정전 회담이 앞으로 1~2일 내에 열릴 것”이라며 “인도주의 통로 제공과 휴전에 대한 논의를 추가로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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