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29세 심정민 소령, 그가 탄 전투기 연료관엔 구멍 2개가…
“노후 전투기 기름 샌 탓에 화재”
지난 1월 11월 경기 화성에서 고(故) 심정민 소령(추서·1993년생·공사 64기)이 조종하던 F-5E가 갑작스럽게 추락한 원인은 노후 기체의 부품 이상 때문이었던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심 소령은 사고 당일 갑작스러운 기체 이상이 발생하자 민간인을 보호하려 비상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고, 야산에 추락해 순직했다.
공군은 3일 F-5E의 사고 잔해를 조사한 결과 우측 엔진의 연료 도관(파이프)에 머리카락 굵기 크기의 구멍 2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과학적 판단은 어렵지만, 부식 등으로 인해 구멍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2개의 구멍 틈새로 연료가 새면서 이륙 약 54초 만에 엔진 화재 경고등이 울렸다. 특히 당시 연료는 항공기 하부에 있는 수평꼬리 날개를 작동시키는 케이블 부근까지 샜고, 화재 여파로 항공기 상승·하강 기동을 제어하는 수평꼬리날개를 작동시키는 케이블이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료 파이프는 4년 전 교체한 부품으로, 교체 이후 사고 직전까지 별도의 정비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규정상 해당 부품 점검은 비행 600시간을 채워야 이뤄지는데 사고기는 508시간 비행으로 정비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 매뉴얼 위반은 아니었다는 것이 공군 설명이다.
이런 탓에 심 소령은 상하 기동을 할 수 없었고 좌우 기동만 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당시 심 소령은 ‘이젝션(탈출)’을 두 번 외치면서 비상 탈출을 하겠다고 관제탑에 알렸다. 탈출을 선언하고 야산에 추락할 때까지 10초가량 여유가 있었지만 심 소령은 비상 탈출 장치 손잡이를 당기지 않았다. 블랙박스엔 심 소령이 마지막까지 조종간을 잡은 채 가쁜 호흡을 한 정황이 기록됐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추락 당시 민가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심 소령의 이같은 노력도 공식 확인됐다고 공군은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전투기를 조속히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사고기는 1986년부터 36년 간 운용한 노후 전투기다. 1970년대 이후 도입한 F-5 계열 전투기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2000년 이후에만 추락 사고 9건이 났다. 조종사 12명이 순직했다.
현재 공군이 보유한 F-4, F-5 전투기는 총 100여 대다. 공군이 보유한 전체 전투기(410여 대)의 24%다. 운용한지 30~40년이 넘어 전투기 수명이 통상 30년인 점을 고려하면 도태 시기가 지났다는 것이다.
공군은 “이달 안에 공군은 경공격기인 FA-50 추가 확보를 위한 사업에 대해 합참에 소요제기를 할 예정”이라며 “그런 사업들이 조기에 잘 진행돼서 노후 전투기를 대체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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