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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거지 아닌 진짜 거지됐다"…文정부 5년, 하위 10% 비명

Jimie 2022. 3. 2. 07:56

"벼락거지 아닌 진짜 거지됐다"…文정부 5년, 하위 10% 비명

중앙일보

입력 2022.03.02 05:01

17억9369만원. 대한민국 자산 상위 10%의 기준이다. 2017년만 해도 13억1916만원이었는데 36%가 증가했다. 상위 10%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는 사이 그 반대편 자산 하위 10%는 순자산이 줄었다. 저소득층 지원은 꾸준히 확대됐지만, 양극화는 심해졌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벼락거지’ 정도가 아니라 ‘진짜 거지’가 됐다는 한탄이 나온다.

순자산 상위 10%, 5년 새 36% 더 부자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文정부서 상위10% 순자산 36%↑

1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순자산 10분위(상위 10%)의 순자산은 17억9369만원이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실질적인 보유 자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만 해도 10분위 순자산은 13억1916만원이었다. 4년 새 4억7454만원(36%)이 늘었다. 순자산 10분위 자산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43.3%로 2017년(41.8%)보다 늘었다.

반대로 순자산 1분위(하위 10%)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았다. 지난해 순자산은 -818만원이다. 마이너스 규모가 2017년(-666만원)보다 152만원 불었다. 빚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 기간 1분위의 부채는 2956만원에서 3404만원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가난해졌을 뿐 아니라 절댓값으로도 더 빈곤해졌다.

5년 새 빚 더 늘어난 순자산 1분위(하위10%).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부동산 고공행진이 만든 자산격차

이렇게 자산 격차를 심화시킨 건 부동산이다. 10분위의 순자산 증가는 실물자산 보유액이 늘면서 이뤄졌다. 실물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이다. 10분위의 실물자산 보유액은 2017년엔 12억1238만원이었는데 지난해 16억8819만원으로 36.2% 증가했다. 특히 주택 가격이 폭등한 2020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2억원이 넘게 증가해 자산 격차를 벌렸다.

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가격은 전년보다 14.97% 올랐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2년(16.43%)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정부 부동산 ‘고공행진’은 특히 고가 아파트에서 두드러졌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나열하고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의 매매가로 나눈 ‘5분위 배율’은 지난달 8.6배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가장 컸다.

 

정부지원금 크게 늘었다지만

예금 등 금융자산만 놓고 보면 1분위가 10분위보다 증가율이 높았지만, 부동산 격차를 따라가지 못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순자산 1분위의 금융자산은 26.6% 늘었고, 10분위의 금융자산 증가율은 12.5%에 그쳤다. 정부가 각종 지원금으로 하위 분위에 공적 이전소득을 확대했지만, 자산 증가 속도를 쫓아가지 못했다.

추경호 의원은 “이번 정부의 반시장 부동산 정책 때문에 ‘벼락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산 격차가 심각해졌다”며 “부동산정책을 정상화해 시장을 안정시키고, 자산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아파트. 연합뉴스

주거 부담에…가계부채 폭증

1분위 순자산이 감소한 건 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1분위 자산은 2017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부채가 더 늘면서 순자산 감소가 발생했다는 점에서다. 없는 가계 살림에 부채만 448만원 늘었다. 순자산 2분위와 3분위의 4년간 부채 증가율은 각각 78.2%, 41.6%에 달해 1~10분위 중 1‧2번째로 높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값이 폭등하면 전‧월세 임대료도 같이 오르기 때문에 집이 없는 사람은 거주를 위한 부채나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닥치면서 자산이 적은 사람의 충격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