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무자비한 우크라 침공… 이 남자가 결정적 역할했다
러 쇼이구 국방장관, 전쟁계획 주도… 2012년 부임, 군 현대화 이끌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격적인 침공을 결정하게 된 데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쇼이구 장관은 연방보안국(FSB)이나 군 출신이 아니면서 푸틴 대통령의 이너서클에 참여하는 유일한 관료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러시아군이 지시를 따르는 기관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한때 국가 영웅이자 출세 사다리로 꼽혔던 군은 소련 해체 등 정치적 혼란기를 겪으며 이미지가 추락했다. 훈련은커녕 재정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FSB의 전신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했다. 지난 1999년 푸틴이 총리로 취임한 첫해 벌어진 2차 러시아-체첸 전쟁 때 주도적 역할을 한 것도 군이 아닌 FSB였다.
이런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은 주인공이 바로 쇼이구 장관이다. 행정 관료 출신인 그가 ‘핵 껍데기를 썼을 뿐 알맹이가 없는’ 조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러시아 군대를 ‘강한 군대’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2012년 국방장관으로 부임한 그는 첨단 장비를 대거 도입했고, 사이버군을 창설하는 등 군 기술 혁신에 앞장섰다. 2012년 423회이던 군사훈련을 2015년엔 866회로 대폭 늘렸다. 그는 군 장병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월급도 크게 올렸다. 중위 월급은 지난 2012년 1만2000루블에서 3년 뒤엔 5만루블로 올랐다.
이미지 개선에도 앞장섰다. 군인들에게 정장이 아닌 군복을 입도록 했고, 디자인을 소련군 군복에서 따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다. 일반 시민이 관람할 수 있는 군사 전시회도 열었고 스포츠 사격 등 군사 기술을 스포츠에 접목해 대중에게 다가갔다. 일부 정부 기관 취직을 위해선 군복무를 필수로 마쳐야 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여론조사 기관 프치옴의 조사에선 ‘남자는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는 응답이 64%까지 치솟았다. 1990년엔 33%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현대화된 러시아군이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 결정을 할 때 ‘주요 도구’가 됐다”면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듬해 시리아 내전 개입,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평화 협정 중재, 올해 1월 카자흐스탄 파병 결정 등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군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쇼이구 장관의 군대가 푸틴이 문제를 정치적, 외교적으로 푸는 대신 군사적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유혹에 빠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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