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못 보겠습니다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hUaNJKf2Bkk
"지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20년 전 권영길 민노당 대선후보가 TV토론에서 던진 질문은, 국민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먹고사는 문제를 정확하게 건드렸습니다.
덕분에 진보정당으로는 획기적인 득표를 했지요. 그런데 그 말은 원전이 따로 있습니다.
"4년 전보다 살림살이 나아졌습니까"
레이건 후보가 카터의 4년 경제 실정을 꼬집은 이 말은 미국 TV토론에서 가장 멋진 코멘트로 평가 받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시종 부드럽게 받아넘기는 여유와 위트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지요. 카터가 그의 복지공약을 거칠게 몰아붙이자 미소 지으며 한마디 합니다.
"또 시작이군요"
4년 뒤 TV토론에서는 일흔세 살 고령이 이슈가 되자 "나이를 문제삼지 않겠다"고 절묘하게 응수해 폭소를 자아냈지요.
"상대 후보(55세 먼데일)가 어리고 경험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이 벌인 첫 법정 TV토론의 주제는 경제였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거친 네거티브 공방에 빠져들면서 국민과 나라의 살림살이 토론은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앞선 두 차례 토론에서 삼가던 배우자 의혹들이 도마에 올랐고, 서로 말 바꾸기와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결국 대장동 의혹에 이르러선 25년 TV토론 사상 최악의 장면들을 쏟아냈습니다.
녹취록을 그대로 직접화법으로 인용한 대목은, 마치 거리의 드잡이질에서나 들을 법한 엄포를 방불케 했습니다.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 그러는데"
윤 후보가 '이재명 게이트'를 거론해 맞서면서 두 후보의 낯뜨거운 난타전은 절정을 치달았습니다.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시겠습니까"
"한번 녹취록을 털어보시지요"
"후보님!"
"끝까지!"
그런데 이 말이 나온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녹취록 앞뒤 맥락이 다 공개되면서 악마의 편집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고 한 말이 사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법관들의 타깃이 되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멀쩡한 말의 앞 뒤를 잘라 국민을 농락하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려 했다는 의심을 백번 사고도 남을 일인데도 민주당은 해석의 문제일 뿐이라고 입을 닦았습니다.
링컨은 상원의원 선거 합동연설회에서 숙적으로부터 "두 얼굴의 이중인격자"라는 모욕을 당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얼굴이 둘이라면 이렇게 못생긴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이렇게 고급스러운 유머와 위트까지는 기대도 안 합니다만, 전국민이 지켜보는 대선 토론회라면 적어도 아는 건 알고 모르는 건 모르고, 잘못한 건 잘못했다는 기본적인 상식만큼은 지켜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선거 토론회에서의 거짓말이 법정까지 가는 일이 종종 있긴 합니다만 그 전에 마음 심란하게 만드는 일 만이라도 그만 봤으면 합니다.
1월 22일 앵커의 시선은 '차마 못 보겠습니다' 였습니다.
"김만배 녹취록에 '尹 죽어'는 與 악마의 편집" 野 전문 공개
김명일 기자
입력 2022. 02. 22. 16:42 수정 2022. 02. 22. 20:50
김만배가 언급한 좋은 분은 양승태
'尹 죽어'는 판사들에 미운털 박혔단 뜻
"尹 불리하게 특정 발언만 강조해 편집"
"악의적 조작, 정치공작에 법적 대응"
국민의힘 선대본 법률지원단장 유상범 의원과 공보단장 김은혜 의원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악의적으로 왜곡했다며 해당 부분 전문을 공개했다.
21일 대선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들고 나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의 녹취록 패널./MBC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경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영학 녹취록’ 일부를 발췌하고 ‘악마의 편집’으로 왜곡하여 허위사실을 발표했다”라며 “우상호 본부장은 해당 녹취록에서 (화천대유 대주주)김만배 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윤석열 후보가 김씨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고 또한 관련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로 말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후보자를 비방했다”라고 했다.
‘정영학 녹취록’ 해당 부분 전체. 대화자는 정영학 회계사로 추정. 남자1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음. /국민의힘 제공
이들은 “김만배 씨가 ‘윤석열 영장 들어오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하기 직전 문맥을 보면, 김씨는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 ‘윤석열은 (양승태) 대법원장님, 저거(명예) 회복하지 않는 한 윤석열은 법조에서’ 등으로 언급한다”라며 “다시 말해, 윤석열 후보가 특검 시절 소위 ‘사법농단’ 수사로 인해 양승태 사법부 판사들에게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기 때문에, ‘영장이 법원으로 청구되면 판사들에 의하여 죽는다’는 것이 위 발언의 진짜 의미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게다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라는 발언은 해당 녹취록에서 다른 대화 참여자가 한 발언으로서, 이를 두고 김만배가 윤 후보를 그렇게 평가했다고 주장한 우상호 본부장은 완전히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우상호 본부장은 김씨가 ‘되게 좋으신 분이야’, ‘나한테도 꼭 잡으면서 내가 우리 김부장 잘 아는데,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했다고 언급하면서, ‘김씨가 윤 후보와 깊은 관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윤 후보가 김씨에게 자신이 도와준 것이 드러나지 않게 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라며 “그러나 위와 마찬가지로 김만배 씨 발언 전후의 대화 문맥에 따르면, 김씨 발언이 가리키는 대상은 윤석열 후보가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확인된다”라고 했다.
이들은 “우상호 본부장이 언급한 김씨 발언에서는 그 대상이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지만, 김씨는 그보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은 되게 좋으신 분이야’라고 말해 대상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 특정했다”라며 “그러므로 위 발언 직후 언급된 ‘김부장,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한 화자 역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그러한 발언 이후에도 대화 참여자들은 김씨와 양 전 대법원장이 함께 여러 차례 산행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김만배 씨가 ‘되게 좋은 분’이라고 지칭한 사람과 ‘김부장 위험하지 않게 해’라고 말한 사람은 모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인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아울러, 우상호 본부장은 이 같은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행위를 하기 위해서 그 근거가 되는 녹취록까지 고의적으로 왜곡했다. 우 본부장이 판넬로 들어서 제시한 ‘정영학 녹취록’의 일부분은 윤석열 후보에게 불리하도록 김만배 씨의 특정 발언 부분만을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알아볼 수 없도록 지워져 있었다”라며 “이는 국민들이 해당 대화의 전체 내용을 보면, 자신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 고의적인 2차 가공이다. 민주당이 선거에 불리해지니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도 어제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라는 내용의 패널을 들었다. 독일 나치의 ‘괴벨스식 선동’에 나선 것이다. 국민들 앞에 부끄러움을 전혀 알지 못하고 도대체 어디까지 추해질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를 비방하기 위하여 사실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민주당의 불법 정치공작에 대해 결코 선처 없는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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