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출신 與의원 꼬리 내렸다.. '사드 논쟁' 네티즌의 정체는
오경묵 기자
입력 2022. 02. 17. 17:23 수정 2022. 02. 17. 18:38
공군 방공포 장교 출신 정창욱씨, 해군 출신 윤재갑 의원 토론 제안 받아들이자
윤 의원 측, 글 내리고 전화 차단.. "막무가내여서 시간 낭비"
정씨 "성주 사드가 미국 본토 방어용? 이론적으로 말 안돼, 논리적 기만"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해군 장성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논쟁을 벌여 윤 의원의 글을 내리게 만든 네티즌의 정체는 20년 복무 경력의 공군 방공포병 장교 출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주인공인 정창욱(51)씨는 17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상으로 건전하게 대화하는 척 하면서 허위사실을 올려놓고, 으름장을 놓고, 권위주의적인 자세로 겁을 줬다”며 “토론을 하겠다고 하니 글을 지운 것은 대국민 기만행위”라고 했다.
정씨는 공군사관학교를 43기로 졸업하고 1995년에 임관해 방공포병 병과에서 20년을 복무한 예비역 소령이다. 방공포대 TCO(작전통제장교)와 19전투비행단 방공포대장, 575지대지미사일 지휘관, 공군사관학교 리더십학과 교수,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 유도무기검증담당 등으로 근무했다. 경영학 박사인 그는 현재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7만6000여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채널 ‘멋진창창’을 통해 군 이야기와 무기체계·시사이슈 등을 다루고 있다.
정씨는 “무기체계 전문가가 중국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한반도에서 요격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의도적인 기만을 하는 것”이라며 “(윤 의원이) 무기체계에 대해 몰랐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는거고, 알았다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선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 페이스북에서 ‘사드 논쟁’이 벌어진 것은 이달 10일이었다. 이날 윤 의원은 ‘사드에 대하여’라는 글을 올려 “미국이 한국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는 목적은 한국의 수도권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 차원에서 유사시 중국이 미국 본토를 향하여 탄도탄을 발사 시 고도 상승 단계에서 탐지하여 요격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해군사관학교를 32기로 졸업하고 해군특수전여단장과 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정보작전지원참모부장, 해군군수사령관 등을 지낸 해군 소장 출신이다.
이에 한 네티즌이 “최대 사거리 200㎞의 사드가 중국 본토 내에서 미국 본토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게 목적이라니, 그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여의도로 오세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나는 이지스함 사양(ROC)을 작성한 책임자였다. 제법 많이 아는 것 같은데 토론하고 싶으면 여의도로 오쇼”라고 썼다. “문자로 토론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대면 토론을 요구한 것”이라며 “더 이상의 토론을 원하면 여의도로 오시고, 자신없으면 여기서 사라져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 네티즌의 지인이었던 정창욱(51)씨가 대신 도전에 응했다. 정씨는 윤 의원에게 “토론을 녹음하거나 영상으로 촬영하고, 다른 네티즌과 함께 두 사람이 갈테니 17일이나 18일 중 하루를 달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에 답하지 않았고, 글은 지워졌다. 정씨는 “의원실로 전화를 했더니 (보좌진이) ‘의원님한테 보고드리고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한 뒤 글을 삭제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언론에 “보좌진이 억지로 주장하는 사람들과 토론해서 무엇을 남기겠냐고 하면서 전화가 오면 차단하겠다고 해 그렇게 됐다”며 “막무가내여서 시간을 빼앗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토론을 하자고 했으면 토론을 하고, 잘못한 게 있으면 사과를 하면 된다”며 “보좌진을 핑계로 국민을 만만하게 보고 권위주의적 행동을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 방공포병장교로 20년간 근무한 정창욱씨. /유튜브
정씨는 윤 의원의 주장을 놓고 “황당하다”고 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개발된 어떤 무기도 상승 단계의 탄도탄을 요격할 수 없다”고 했다. 미사일은 발사 직후 상승단계로 올라갈 때는 최대 추력을 사용한다. 탄도미사일이든, 이를 요격하기 위한 대탄도미사일이든 특정 고도까지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속도가 비슷해 쫓아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씨는 “방공유도탄의 원리는 다가오는 적의 탄도탄을 요격하는 개념이지, 상승단계의 미사일을 쫓아가면서 요격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중국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발사하는 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것도 아니라고 정씨는 지적했다. 정씨는 “중국에서 미국 본토로 발사를 하게 되면 한반도 근처를 지나가지 않고 백두산 북쪽으로 날아간다. 비행기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작성된 지도를 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갈 때 대한민국 상공을 지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럴싸한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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