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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유혈 시위에 수십명 사망… 러시아 공수부대 투입

Jimie 2022. 1. 7. 07:17

카자흐스탄 유혈 시위에 수십명 사망… 러시아 공수부대 투입

최대도시 알마티선 시위대가 시청사·대통령 관저 점거·방화
알마티 공항 점거에 운영중단

입력 2022.01.06 11:29
 

5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AFP 연합뉴스

 
2022년 1월 5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연료 가격 폭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트위터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에서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하면서 내각이 총사퇴하고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국가적 혼란이 빚어졌다. 5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에선 수천 명이 벌인 유혈 시위 사태로 최소 1000여명이 다치고 수십명이 숨졌다.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보안요원 2명은 참수(斬首)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이끄는 옛 소련권 국가들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평화유지군을 투입했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 등 4개 지역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통금 조치를 발동했다. 그러나 긴급대응에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이날 저녁 비상사태를 전국으로 확대 발령했다.

 

이날 알마티에선 수천 명의 시위대가 대통령 관저와 시장 집무실을 점거하고 불을 질렀다. 타스통신은 시위대 중 상당수가 곤봉과 방패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경찰이 수류탄과 최루탄을 사용해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충돌도 있었다. 유혈 사태가 빚어지며 1000여 명이 다쳐 400명가량이 입원했고 60명가량은 중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보안요원 13명이 숨졌고, 그중 2명은 참수당했다고 한다. 카자흐스탄 국민 73%는 수니파 무슬림인데, 시위대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침투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러시아 군인들이 모스크바의 한 비행장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군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러시아 등 구소련권 6국으로 구성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요청으로 6일 평화유지군을 파병했다./AP 연합뉴스

 

시위가 격렬해지자 이날 토카예프 대통령은 옛 소련 국가들이 결성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지원을 요청했다. CSTO는 구 소련권인 러시아와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6국이 2002년 결성한 안보협의체다. 카자흐스탄 정부 요청에 응한 이들은 이날 러시아 공수부대를 평화유지군 1진 자격으로 투입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대규모 시위는 새해 정부가 차량용 액화가스(LPG) 가격 상한제를 해제하면서 촉발됐다. 상한제가 폐지되자 작년 1리터당 50텡게(약 138원)이던 LPG 가격은 며칠 새 120텡게(약 330원)으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지난 2일 서부 카스피해 연안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주(州) 자나오젠과 악타우에서 처음 항의 시위가 일어났고, 이후 전국 주요 도시로 번져 극심한 혼란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선 아시아나항공 승객과 승무원 70여명도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마티 공항 측은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공항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