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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자 저금리, 가난하면 고금리... 정의롭지 않다”

Jimie 2021. 12. 7. 17:17

이재명 “부자 저금리, 가난하면 고금리... 정의롭지 않다”

입력 2021.12.07 16:1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부자들은 잘 갚는 집단이니 이자율이 싸고 가난하면 이자를 엄청나게 높게 내야 한다. 정의롭지 않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부자들은 이자율이 엄청 싼데 가난하면 안 빌려준다”라며 지금의 금융이 정의롭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대에서 열린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우리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많이 가진 사람이 많이 부담하고 적게 가진 사람이 적게 부담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것이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금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부자들은 잘 갚는 집단이니까 이자율이 엄청 싸고 2% 이내의 우대금리를 받고 원하는 만큼 빌려준다. 하지만 가난하면 안 빌려주고, 빌려줘도 조금밖에 안 빌려주고, 이자를 엄청나게 높게 내야 한다. 정의롭지 않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이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신용이 높으면 낮은 이율, 신용이 낮으면 높은 이율을 적용받는 것은 모순”이라고 밝혔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당시 문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선 금융의 기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논란이 일었었다.

 

이 후보의 이날 강연 내용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신용과 이자, 아울러 금융업 전반에 대한 이해 없이 나온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이자를 내면서 예금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해 여기에 비용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더한 후 대출을 해준다. 신용도가 높은 사람의 대출 이자가 낮은 것은 대출 상환을 연체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고, 성실히 원리금을 상환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당연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계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대출자는 그 정의상 그만큼 부도 위험이 높다. 신용도에 따른 금리 차등화엔 이런 변수가 반영돼 있으며, 역으로 빚을 잘 갚지 못하는 사람의 위험 부담을 빚 갚을 능력이 충분한 사람이 함께 분담하는 것이 정의로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부자들은 2% 이내의 금리로 돈을 빌린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현재 신용등급 최상위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아무리 낮아도 연 3%대 중반 수준이고, 신용대출 금리는 이보다 높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이 경기도지사 시절 설계한 ‘청년 기본대출’을 치적으로 내세웠다. 청년들에게 1인당 500만원까지, 시중은행 평균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해준다는 내용의 기본대출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본대출이나 저신용자 대출의 금리를 낮춰주라는 것은 복지 정책인데 민간 은행이 왜 국가의 복지에 동원되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분별한 저금리 부실 대출이 불어나 금융 및 경제 전반으로 위험이 번지지 않도록 은행 입장에선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