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중환자병상 20개밖에 안 남았다
서울 세브란스 1개, 성모 3개, 아산 4개, 삼성 5개, 서울대 7개
코로나 중증 발생률 두배 늘어 2% 중반대… 총리 “상황 급박”
항체 떨어진 고령층 확진자 35% 차지… 중환자 도미노 급증
24일 서울 세브란스병원의 코로나 중환자용 병상(37개) 가운데 빈 병상은 달랑 한 개만 남았다. 나머지 36병상엔 인공호흡기 등을 착용한 코로나 중환자가 치료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41병상)과 서울대병원(38병상), 삼성의료원(31병상), 서울성모병원(20병상) 등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다른 병원들도 남은 병상이 3개(성모), 4개(아산), 5개(삼성), 7개(서울대)뿐이다. 이 병원들이 보유한 병상 167개 중 147개(88%)가 찼다. 그나마 남은 20개가 차는 것도 시간문제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만에 중환자 병상 점유율이 10%포인트쯤 확 늘었다”면서 “중증 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두렵다. 정말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중환자 병상이 코로나 환자에게 많이 배정되면서 암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의사는 “말기 암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없어 코로나 중환자 병상을 급히 활용해야 할지, 비워둬야 할지 의료 윤리까지 고민하는 일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한 달도 안 돼 중대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23일 처음으로 하루 4000명대를 돌파했고, 중증 환자 증가 속도는 정부 예상보다 훨씬 빨라 의료 대응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코로나 중증 환자는 586명으로 전날(549명)보다 37명 늘어, 역대 최다 기록을 또 경신했다.
정부는 그동안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까지 늘어도 안정적인 의료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다. 최근 하루 3000~4000명대 확진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감염자가 중증 환자가 되는 비율(중증화율)이 정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으며 의료 여력이 한계 상황에 처한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서) 1% 중반대 정도로 예상한 중증 환자 발생률이 최근 2% 중반대까지 오른 상황”이라고 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날보다 0.4%포인트 오른 83.7%(695개 중 582개 사용)다. 서울은 86.4%(345개 중 298개 사용), 경기 81.2%(271개 중 220개), 인천 81%(79개 중 64개)였다. 남은 중환자 병상은 서울 47개, 경기 51개, 인천 15개 등 총 113개뿐이다.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이날 0시 기준 778명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방역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 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증화율이 오르는 건 상태가 악화하기 쉬운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율이 계속해서 오르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지난 10월 3주와 10월 4주에 각각 21.6%, 24.5%였으나, 11월 2주 차에는 32.6%, 11월 3주 차에는 35.7%까지 올랐다.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가뜩이나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의 예방접종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 접종률을 높이려면 기본 접종과 비교해 추가 접종 시 이상 반응이 더 심하지 않다는 정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이상 반응에 대한 보상도 촘촘히 제시해 접종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총리도 이날 “‘추가 접종’을 마쳐야만 예방접종이 마무리된다는 생각으로 접종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방역 지표가 빠르게 나빠지면서 방역 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강화 조치 등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23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2699명)보다 1416명이나 늘어 4115명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다 기록인 지난 17일 확진자 수(3292명)를 6일 만에 앞지르며 처음으로 4000명대로 올라섰다. 사망자도 34명 발생해 지난 7월 4차 유행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숨졌다. 60대 이상 고령층뿐 아니라, 접종률이 낮은 10대 이하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어 향후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방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발생한 12~17세 확진자 중 98.7%가 미접종자이고, 7~10월 사이에 18세 이하 중증 환자도 14명(모두 미접종자) 나왔다.
정부는 다중 이용 시설을 출입할 때 필요한 방역 패스의 대상을 18세 이하로 확대하거나 방역 패스에 유효 기간을 두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방역 패스 확대 등을 포함한 방역 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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