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동규, 대장동사업자 정해지기 前부터… 남욱에 “구획도 니네 마음대로 다 해라”
배석준 기자 , 유원모 기자 입력 2021-10-23 03:00수정 2021-10-23 03:01
유동규 공소장에 ‘사전관여’ 드러나
유동규-남욱-김만배, 대장동 의혹 ‘키맨’ 3인 21일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왼쪽 사진)의 공소장에는 2013년 남욱 변호사(가운데 사진)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을 니네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또 유 전 직무대리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오른쪽 사진)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개발이익 700억 원을 지급받는 4가지의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뉴스1
2012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가 남욱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민관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먼저 제의한 사실이 22일 밝혀졌다. 대장동 개발 방식이 확정되기 2년 전부터 유 전 직무대리가 개발 사업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유 전 직무대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3억5200만 원) 및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700억 원)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직무대리는 2012년 당시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장을 통해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했던 남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최 의장은 2013년 2월 시의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했으며 같은 해 9월 성남시의 100% 출자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됐다.
유 전 직무대리는 조례안이 통과된 한 달 뒤인 2013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계획도 니네 마음대로 다 해라”라며 “2주 안에 3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대장동 사업을 함께 추진하던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로부터 돈을 모아 룸살롱과 일식집 등에서 2013년 4∼8월 총 3억5200만 원의 현금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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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직무대리는 2014년 말∼2015년 2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에게 “민간사업자 선정 등 각종 편의를 봐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남 변호사의 추천을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채용한 정민용 변호사를 통해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의 사업협약 및 주주협약 등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졌다. 대장동 개발이익 1822억 원만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돌아가고 나머지 개발이익배당금 4040억 원은 화천대유 측이 갖게 된다는 점을 유 전 직무대리가 당시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지난해 10월 유 전 직무대리는 고액 배당을 받은 김 씨에게 “그동안 도와준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김 씨는 “기여를 감안해 700억 원 정도를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김 씨는 유 전 직무대리와 네 가지 전달 방법을 논의한 뒤 올 2∼4월 700억 원 중에서 세금과 공통 경비를 뺀 428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검찰은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 씨를 24일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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