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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의당'에 부는 바람…경선 파란, 세대교체 가능성은

Jimie 2021. 10. 8. 10:13

'심상정의당'에 부는 바람…경선 파란, 세대교체 가능성은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사진=뉴스1

 

정의당 대선 경선 투표에서 '파란이 일어났다'는 얘기가 돌았다. 당초 심상정 전 대표가 압승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그의 과반을 저지하고 결선 투표까지 끌고가서다.

대선후보를 지낸 스타정치인 심 전 대표에게 비교적 젊은 이 전 대표가 도전장을 내민 만큼 정의당 결선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심블리' 심상정…"후진 양성에 소극적이란 비판도"

심 전 대표는 진보·노동계의 노선을 잇는 정당 소속으로는 국내 유일하게 4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2012년 10월 정의당이 창당한 후 심 전 대표는 당내 요직을 맡아왔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진보 정치인의 핵심으로 꼽혔고 2018년 노 전 의원이 사망 후 영향력이 더 커졌다.

 

심 전 대표는 2008년 초선의원 당시 민주노동장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으며 '친북 이미지 단절'을 주장해 혁신 진보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이후 타고난 달변과 친근한 이미지로 '심블리'란 별명까지 얻어 스타성을 겸비한 정치인이 됐다. 19대 대선에선 6%가 넘는 득표율을 얻는 등의 선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심 전 대표의 활약 이면엔 우려도 뒤따른다. 심 전 대표가 당대표였던 당시 조국 사태를 대처할 때 정의당의 모습을 두고 '민주당 2중대'라며 그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상황이 불거져 비판을 받았다.

또 이미 '심상정의당(정의당하면 심상정)'이란 이미지가 굳어져 정의당에선 차세대 리더가 나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노 전 의원이 2004년 총선 당시 "50년 쓰던 고기판에 삼겹살 구우면 새까매진다. 이젠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한 '삼겹살 불판론'이 현재 당내에서 필요하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심 전 대표 덕에 정의당이 인지도를 유지한 측면도 있지만 그 이면엔 진보 진영의 후계자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심 전 대표가 후진 양성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다"며 "심 전 대표의 존재감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정의당이 진보정당으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사진=뉴스1

 



이정미 '깜짝' 선전…12일까지 결선 투표

20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세대교체의 기수로 이 전 대표가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2016년 총선 당시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3대 정의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이 전 대표는 게임 업계의 노동 문제 등을 정치권 내 화두로 던지며 진보·노동계 정치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23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며 "차별금지법 없는 세상은 막을 내려야 한다. 사회적 합의라는 허울 뒤에 숨는 위선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치뤄진 정의당 경선 투표에서 이 전 대표는 4436표(37.9%)를 득표해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5433표, 46.42%)에 뒤이어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당초 심 전 대표가 과반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전 대표가 '깜짝' 선전했다는 평이 지배적었다.

정의당에서 파란이 일어났다는 시각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의 진행자 최경영 기자는 "경선 결과 (이 전 대표가) 4436표를 득표하며 언론은 일단 깜짝 선전했다고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주자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는 당헌에 따라 지난 7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심 전 대표와 이 전 대표를 놓고 결선 투표에 돌입한 상태다.

(좌) 심상전 전 대표, (우) 이정미 전 대표/사진=뉴스1

 


심상정 "2차 본선 선택 믿는다"…이정미 "새로운 가능성"

정의당 경선 결과 발표에 대해 심 전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1차 투표에서 치열한 경선을 열망했던 당원들의 뜻이 실현됐기 때문에 2차 본선에선 심상정을 선택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심 전 대표는 이 전 대표를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난 6일 과반은 넘지 못했지만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 '정의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라는 취지로 말했다. 전날 그는 "지금 이 대선은 정의당의 새로운 10년의 가능성을 써가는 입구가 돼야 한다"며 "제가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정의당이 이대로 무난하게 안주하는 것보다 확실한 새 변화를 만들어보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껏 정의당이 너무 오랫동안 '심상정 리더십'에만 의존해왔던 것이 아닌가"라며 "당이 조금 더 새로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걸, 더 두툼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보여줘야할 때"라며 "이런 변화의 열망이 실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