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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돌연 부통령 선거 출마 철회… "정계 은퇴"

Jimie 2021. 10. 3. 05:25

필리핀 두테르테, 돌연 부통령 선거 출마 철회… "정계 은퇴"

입력 2021.10.02 19:30

 

"대중 의견 고려한 결정" 주장
최측근이 대신 부통령 후보 등록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왼쪽) 필리핀 대통령이 최측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마닐라=AF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 계획을 갑자기 철회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내년 임기를 마치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나온 ‘깜짝 발표’다.

 

이번 결정은 대중의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간 필리핀 여론은 두테르테의 부통령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SWS가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그의 출마가 ‘헌법 위반’이라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두테르테는 내년 5월 정ㆍ부통령 선거에 집권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당 ‘PDP 라반’의 두테르테 계파는 지난달 8일 전당대회를 열고 현직 대통령을 내년 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로 추대했다.

 

이를 두고 그간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야당 등 반대세력 일각에서는 두테르테가 내년 선거에서 부통령에 당선된 뒤 후임 대통령으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가 대통령 취임 직후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처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6,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한다. 내년 5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8일까지 진행된다. 필리핀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일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