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가을 매미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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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1, 2021
https://www.youtube.com/watch?v=7bovJFTDX9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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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진 솔가지에 매미가 위를 보고 앉았습니다. 소품이지만 비스듬히 가른 구도가 절묘합니다. 우리 산하를 일일이 답사해 진짜 풍경을 담아낸 진경산수 대가, 겸재 정선의 솜씨입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매미는 송진이 끈적하게 흐르는 소나무엔 좀처럼 앉지 않습니다. 겸재의 눈썰미가 무뎌진 걸까요. 그의 의도는 이 제목에 숨어 있습니다. '한선'은 날이 서늘해지는 처서 무렵 허물을 벗는 늦매미입니다.
'곧 추위가 닥쳐 죽는 게 무서워 더는 울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고사성어가 나왔지요. '후환이 두려워 쓴소리, 곧은 말을 못한다'는 뜻입니다. 소나무에 앉은 겸재의 매미는 그런 세태를 꼬집습니다.
중국이 갈수록 언론 자유를 옥죄면서 홍콩과 중화권에 등장한 용어가, 그래서 '한선현상' '한선효과' 입니다. 언로가 움츠러들어 비판과 감시를 제대로 못하는 위축효과를 가리킵니다.
처서를 앞두고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언론중재법을 일방 처리했습니다. 앞서 안건조정위는, 위성정당의 김의겸 의원을 야당 몫으로 둔갑시키는 알박기 꼼수로 넘어갔습니다. 이로써 '최악의 권위주의 정권이 된다'는 경고까지 나온 징벌적 언론 악법의 본회의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와중에 대통령은 "누구도 언론자유를 흔들 수 없다.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언론을 겁박해 재갈을 물리려는 징벌법에는 일언반구가 없습니다. 기이한 이율배반이고 유체이탈의 극치라고 하지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비판 여론이 거세자 고위공직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하면서도 전직 고위공직자는 예외로 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한 뒤 가짜뉴스라고 판단한 보도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됩니다. 권력의 눈에 가짜뉴스란 어떤 것일까요.
"명백한 가짜뉴스입니다"
"악의적 보도이므로 강력하게 법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언론 징벌법을 처음 주장한 이상직 의원도 자신에 대한 "악의적 오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알박기에 복무한 김의겸 의원은 한겨레 기자 시절 최순실 보도와 관련해 "언론은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공범" 이라고 했습니다. 언론 역사에 그의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지 지켜보겠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필요하면 가까이하고 불리하면 멀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적지 않다는 것 저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언론이 없는 민주주의 사회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은 "언론이 제대로 감시하고 비판하면 권력이 부패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언론 자유가 정권도 지켜준다"고 했지요. 더 없이 맞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말을 한번 뒤집어 보시기 바랍니다.
8월 20일 앵커의 시선은 '울지 않는 가을 매미' 였습니다.
"언론중재법, 제2의 조국 만들어낼 것"…야당 '결사 저지'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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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1, 2021
https://www.youtube.com/watch?v=BcZ7jX1ELjE
- 野 대선주자 "언론 재갈물리기" "날치기" 맹비판(종합) 배상을 부여하는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강행 처리되자, "언론 재갈물리기", "언론장악법 날치기", "악법"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언론중재법 단독 처리는 토론과 협의를 무시하고...뉴시스 2021.08.19
송영길 "정치·경제권력 다 뺐는데.. 왜 언론 재갈물리기냐"
언론중재법 단독처리 비판에 '국민 피해구제법' 반박.. 윤호중 "국민의힘 난동, 법적 책임져야"
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정치권력·경제권력을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대상에서) 다 뺐는데 뭘, 왜 언론 재갈물리기 법이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단독처리된 '언론...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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