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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피해 탈출했는데…英호텔서 추락한 아프간 소년

Jimie 2021. 8. 20. 11:04

탈레반 피해 탈출했는데…英호텔서 추락한 아프간 소년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8-20 08:26수정 2021-08-20 08:31

 

아프간 출신 소년 모하메드 무니브 마지디(5). 페이스북 갈무리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5세 소년이 영국의 한 호텔에서 머물다 창문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30분경 영국 셰필드에 있는 OYO 메트로폴리탄 호텔에서 아프간 출신 소년 모하메드 무니브 마지디(5)가 21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이 호텔은 망명 신청자들을 위한 임시 숙소로 사용돼왔다. 최근 몇 주 동안은 영국군과 정부를 도왔던 아프간인 가족의 임시 숙소로 쓰이고 있다. 모하메드는 어머니와 함께 9층 객실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 3주 전 아프간을 떠난 모하메드와 가족들은 사고 발생 사나흘 전 이 호텔에 도착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영국 대사관에서 일하던 모하메드의 아버지는 탈레반이 카불까지 장악하려 하자 아내와 자녀들을 데리고 영국으로 망명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하려던 이들 부부의 꿈은 어린 아들의 죽음으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현지 수사당국은 호텔 방 창문이 고장 나 활짝 열리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남겨진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

 

영국 셰필드 소재 OYO 메트로폴리탄 호텔. (GettyImages)/코리아

 

해당 호텔의 창문 문제는 2019년부터 제기돼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이 호텔에 머물던 한 투숙객은 “창문이 너무 활짝 열려 아이들이 떨어질 것 같다. 이 위험한 호텔에 머물지 말라”고 후기에 적은 바 있다.

 

영국 난민위원회 최고 책임자인 엔버 솔로몬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정부가 긴급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하메드의 가족들이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하고 적절한 숙소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리 폭스 셰필드 시의회 의장도 “정말 충격적이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슬픈 일”이라며 “의회는 경찰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남은 가족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에 입성해 20년 만에 아프간 전체를 다시 장악했다. 현지 매체인 카마통신에 따르면 이날 탈레반은 카불에서 오후 9시 이후 새벽까지 아무도 집 밖을 나갈 수 없다고 공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아프간 겨우 탈출했는데… 5세 난민 아동, 英 호텔서 추락사

난민위원회, 난민 수용시설 점검 촉구

18일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서 전 아프가니스탄 통역사들이 영국군을 도운 자국민들의 대피 지원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영국에 막 도착한 난민 아동이 호텔에서 추락사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영국 셰필드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던 다섯 살 아프간 난민 남자아이가 전날 오후 9층 방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시 아이는 창문에 바짝 붙어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고장 난 창문이 활짝 열리는 바람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프간 주재 영국 대사관 직원으로, 탈레반의 보복을 피해 아내와 세 아들, 두 딸을 데리고 15일 영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일어난 호텔은 영국 정부가 아프간 난민을 위한 임시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난민위원회는 난민 수용시설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며 영국 내무부에 긴급 점검을 촉구했다. 엔버 솔로몬 난민위원회 최고책임자는 “이것은 끔찍한 비극”이라며 “아프간에서 온 난민 가족들에게 모든 지원을 하고 적절한 숙소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리 폭스 셰필드 시의회 의장도 “정말 충격적이고 형용할 수 없이 슬픈 일”이라며 “의회는 가족들에게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아프간 난민을 매일 1,000명씩 총 2만 명을 영국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현재까지 영국인 306명과 아프간인 2,052명을 영국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