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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띄운 게 누군데 국민탓? 홍남기의 정신승리 기가 찬다”

Jimie 2021. 7. 28. 17:21

“집값 띄운 게 누군데 국민탓? 홍남기의 정신승리 기가 찬다”

정석우 기자

조선 입력 2021.07.28 11:2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 재정비촉진지구를 현장방문한 뒤 재개발사업추진위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7.28.뉴시스

 

2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시장 안정은 정부 혼자 해 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시장 참여자 모두, 아니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한 뒤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내에서도 “이제 와서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돌리는 홍남기 부총리 특유의 정신 승리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실거래가 띄우기 적발? 집값 띄운 게 누군데...”

 

홍 부총리는 이날 “올해 초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주택가격, 전세가격이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저를 비롯하여 관계장관 모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의 과도한 집값 상승 기대 심리와 일부 주택 소유주들의 실거래가 띄우기 등 불법‧편법 거래를 시장 과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 안정이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최근 정부가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를 적발한 것을 놓고 홍 부총리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보면서 정부가 ‘드디어 정부 실패가 아니라 일부 국민의 잘못이라는 핑곗거리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을 띄운 게 이 정부라는 사실을 먼저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교사 오모(37)씨는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분노하는 국민들이 한둘이 아닌데, 경제 정책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저런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하는 것을 보고 환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경제 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정신승리도 이런 정신승리가 없다. 부끄럽다”고 했다.

 

홍 부총리가 “결코 지적과 우려만큼 공급 부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양질의 주택이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고 또 앞으로도 더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사(62)는 “서울 등 수도권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는 전문가들 지적이 제기된 지 오래인데, 공급 대책을 뒤늦게 시작해놓고 이제와서 ‘공급 부족이 심각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어이없는 설명”이라며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데 공급을 늘리면 공급 과잉이 될 텐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조정될 수 있다” 해놓고 시기 묻자 “확정적으로 말 못해”

 

홍 부총리는 향후 이날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주택가격의 조정가능성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는 단순히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 주요 관련지표가 보여준 바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여러 국내기관들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도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가격의 조정가능성을 지적하고 있고, 특히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은 하반기 가계부채관리 강화를 시행하게 되며, 대외적으로 미국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의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인 지표 그리고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을 해주셔야 할 때”라고 했다.

 

기자들이 “고점인 현재 시세에서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이 돼야 정상화라고 볼 수 있냐”고 묻자 홍 부총리는 “조정이 언제 또 얼마만큼 수준을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또 이렇게 숫자적으로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와 같은 가능성을 염두에 두시고 시장 거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했다. 조정 시기와 조정 규모를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는 다만 “만약에 시장의 어떤 하향 조정 내지는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저는 시장의 예측보다는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그런 예상을 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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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며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이 함께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네 차례나 고점 경고에 나섰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에는 “(집값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자산시장 과열”, 국토교통부는 “매년 신도시 1개 규모의 물량 공급” 등을 각각 언급하며 경고 대열에 동참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연내 금리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을 들어 당장 집값이 꺾이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홍 부총리는 28일 부동산 시장 안정 관련 정부합동담화에서 “부동산 시장 가격 조정이 시장의 예측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지표들이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며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 향후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어느 정도 조정돼야 정상화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주택공급 물량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시장의 예측보다는 좀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에 대한 우려나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은 지난 5월24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 이후 이번이 다섯번째다. 이날 합동담화까지 열어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은 집값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것에 대한 초조함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반복되는 경고에도 집값은 오히려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에만 3.18% 오르며 지난해 연간 상승률(3.01%)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 19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집계에선 수도권 아파트값이 한 주간 0.36% 올라 집계가 시작된 2012년 5월 이래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도 한 주간 0.19% 가격이 올라 201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위와 국토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민간부채 급증, 일부 자산시장 과열 등 잠재적 리스크도 동시에 누적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리상승 시 자산시장 가격조정이 맞물린다면 경제 전반에 부실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부장관은 “앞으로 10년 동안 전국 56만 가구(수도권 31만, 서울 10만)의 주택이 매년 공급된다”며 “특히 수도권의 경우 1기 신도시 물량(29만 가구)이 해마다 공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장관은 “금리인상, 가계대출 관리 상황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면 주택시장 하양 안정세는 시장의 예측보다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동담화에서 정부는 주택 조기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전청약을 확대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노 장관은 “사전청약을 통한 시장안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공공택지 민영주택, ‘3080(2·4대책)’ 도심공급물량에도 사전청약을 확대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내에서 시행 1년을 맞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의견이 나오는데 대해 홍 부총리는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갭이 발생한다는 것을 잘 알고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제도의 안착을 위해 주력하는게 맞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정부가 경고 수위를 높였지만 시장에선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3기 신도시 시전청약 시작일을 맞아 전방위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올해 중·저가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 가격 상승률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져도 인상폭이 크지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전청약 확대의 경우 본청약까지 가격을 안정되게 유지하고, 수요가 높은 곳에 물량 공급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진식·안광호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