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빨간불'...소상공인, 셧다운 이어 최저임금 인상 '설상가상'
머니투데이
- 이재윤 기자
- 2021. 07.13 09:02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 인근에 밀집한 점포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소상공인들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유감의 뜻을 내비쳤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예상을 뛰어넘는 이번 인상폭에 심각한 유감과 실망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날오전 노사대표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160원으로 5.1%(44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은 191만4440원이다.
소상공인들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19(COVID-19) 영향 등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었다. 소상공인들은 "최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4단계로 격상돼 영업정지와 제한 등 사실상 봉쇄조치(셧다운) 상황을 겪고있다"며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설상가상, 더욱 큰 폭의 인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들은 "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發(발)' 한국 경제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그나마 유지하던 고용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며 "더 빚을 내 연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각종 비용 상승, 일자리 감소, 자영업자 대출 증가, 폐업 증가 등 경기 악순환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제지표에서 소상공인의 악화된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국세청 개인 일반사업자 부가가치세 매출신고를 보면 지난해 52개 자영업자 업종 중 55.8%인 29개에서 매출액이 전년보다 줄었으며 그 총액이 19조원을 넘었다"며 "한국은행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년 전 684조원보다 118조원(17.3%)이나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점포 철거 지원 건수는 2019년 4,583건에서 2020년 1만1,535건으로 240% 이상 상승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일자리에서 쫓겨난 '비자발적 실업자'는 219만 6,000명으로 1년 전(147만5,000명)보다 48.9%나 증가해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공연이 지난 2~5일까지 일반 소상공인 1026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도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긴급 실태조사'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에 따른 지불능력을 묻는 물음에 87.2%가 '어려울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소공연은 "주휴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 50%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다. 모든 지표가 '소상공인 생존의 빨간불'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이 같은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일자리를 유지,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 있는 지원 정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격년 결정 실시와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실시하고 지불 능력 평가, 소상공인 대표성 강화 등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근본적인 개편을 정부와 국회에 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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