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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한서 자국민 대거 철수

Jimie 2021. 7. 6. 02:40

러시아, 북한서 자국민 대거 철수

사진 SNS 캡처

 

러시아가 북한에서 자국민을 대거 철수시켰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북한에 머물던 자국민 여러 명이 지난 2일 기차로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어려운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해 지난 수년간 북한 주재 러시아 공관에서 일해 온 이들”이라며 북한의 엄격한 국경 폐쇄로 2년 가까이 인력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여러 외교관, 의사, 행정 직원, 기술 직원들이 떠났고 학교와 유치원은 문을 닫았다”며 “평양 중심가에 위치한 러시아인 마을은 더 조용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외교 공관 업무는 멈추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맡은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번에 북한을 떠난 러시아인이 몇 명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일 약 90명이 탄 기차가 북러 접경 지역의 하산 역을 통해 북한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달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를 제외한 북한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직원 가운데 2분의1~3분의2 정도가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평양 주재 대사관 직원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곧 문을 닫는다”며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의 귀국이 이와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작년 1월 말부터 중국·러시아와의 접경지를 통한 주민 왕래 및 외국인 입국을 차단하고, 이들 나라를 오가는 항공편 및 국제열차 운행도 전면 중단했다.

또 북한 당국은 그동안 각국 대사관 직원·가족을 포함한 평양 체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도 고강도 코로나19방역조치를 취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러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평양 주재 각국 공관과 국제기구 사무소 직원 및 가족들은 대부분 북한을 떠난 상태다.

 

사진 SNS 캡처


특히 올 2월엔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 소속 일부 직원과 가족들이 운행이 중단된 국제열차 대신 ‘레일바이크’를 이용해 북러 간 철길을 따라 두만강을 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3월 이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해 중국과의 교역을 재개했지만, 수도 평양에서도 주요 생활필수품 등의 부족 현상이 계속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 공관 직원 등 평양 체류 외국인들의 이탈이 계속될 경우 북한의 국제적 고립도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올 4월 초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평양 체류 외국인 수가 자국을 포함한 9개국 대사와 다른 4개국 대사대리를 포함해 “29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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