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MB·朴 첫 방미때 간 알링턴 묘지, 文은 이제야 찾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5.20 15:09 수정 2021.05.20 16:06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5월 14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 D C 알링톤 국립묘지 묘명용사묘에서 헌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20일 오전 9시(현지시간)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워싱턴DC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이지만,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참전용사와 가족 약 40만명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취임하면 취임식 직후에 알링턴 국립공원을 찾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월 취임식이 끝난 뒤 알링턴 국립묘지로 이동해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한국 대통령들이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는 것과 같다.
문 대통령도 이번 방문에서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할 예정이다. ‘무명용사의 묘’에는 한국전쟁을 비롯해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에서 전사했으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병사들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6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하여 무명용사탑에 헌화를 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워싱턴DC 네번째 방문만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지만, 전직 대통령들은 주로 취임 직후 첫 방미 때 이곳을 방문했다. 한·미 동맹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차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3개월만인 2013년 5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알링턴 국립묘지와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방문해 헌화를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각각 2008년 4월, 2003년 5월 첫 방미 때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다.
문 대통령이 첫 방미 때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지 않은 것은 그곳보다 한·미 동맹의 가치를 더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2017년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처음 방문해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장진호 전투는 흥남철수작전에 따라 피란민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준 전쟁이다. 피란민 속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당시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은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 양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장진호 기념비 방문으로 한·미 동맹이 추상적 가치가 아니라 개인사와 직접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연설을 거론하며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두번째 워싱턴DC 방문이었던 2018년 5월 방미 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원 포인트’ 한·미 정상회담이어서 일정을 최소로 잡았다. 1박 4일로 기간도 짧았다. 2019년 4월 세번째 방문 때도 1박 3일 일정으로 짧았고,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만 만났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서울=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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