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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할 때 슬그머니

Jimie 2023. 4. 28. 03:56

어수선할 때 슬그머니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Zq992w5sRwE 

32,861 views Apr 28, 2023 #민형배 #민주당 #돈봉투

 

프랑스 북부 세느강 절벽 위에 옛 성이 서 있습니다. 영국의 '사자왕' 리처드가 지은 '샤토 가이야르' 입니다.

 

프랑스 왕 필립 2세가 여러 번 공략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철옹성이었지요. 거기에 돌파구를 연 것이 '들창코 랄프' 였다고 합니다.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병사가 코를 벌름거리며 인분 하수로를 찾아낸 겁니다. 똥물을 뒤집어쓰며 침투해, 안에서 성문을 열면서 요새가 함락됐다고 하지요.

 

개똥도 쓸 데가 있고,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우리 속담을 닮았습니다.

 

전국시대 재상 맹상군은 3천 식객을 거느렸습니다. 개 도둑과 성대모사꾼까지 거둬 먹였답니다. 그런데 이 둘이, 죽을 처지에 놓인 맹상군을 구합니다. 개를 훔쳐내고, 새벽닭 우는 소리를 내 성문이 열리면서 도망쳤다고 하지요.

 

'하찮은 재주도 쓸모가 있다' '얄팍하고 야비한 재주로 남을 속인다'는 고사입니다. '풀 방구리에 생쥐 드나들 듯' 이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풀떡을 담아둔 질그릇에 들락거리는 쥐라니, 참 방정맞지 않습니까.

 

민형배 의원은 정치사에 남을 희대의 꼼수로 무소속이 돼서도,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민주당 지방선거 공천장 수여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제가 뭘 위장탈당을 했습니까? 어떻게 뭘 위장했나요? 저는 지금 민주당 소속이 아니에요" 그렇게 언성을 높였던 그가 복당한 뒤 "의도치 않게 소란스러웠다. 송구하다"며 사뭇 점잖은 말씀을 올렸습니다.

 

거수기처럼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킨 뒤에는 이렇게 비아냥거리더니 이제는 전혀 딴사람입니다. 진짜 #민형배 는 누구 였습니까? 어쨌든 저는 그때 그 모습이 훨씬 그 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박한 재주도 쓸모가 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그를 복당시키면서 민주당은 "대의적 결단"이자 "책임지는 자세" 라고 했습니다.

 

과연 그런지, 지난달 꼼수 탈당의 위법-위헌성을 지적한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다시 보겠습니다.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민 의원 탈당을 "대의를 위한 희생" 이라고 했습니다. 민 의원도 "헌재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습니다. 결단코 위장탈당은 아니라더니 이제 와서는 대의를 위한 희생이었고, 그러면서 또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니요?

 

국민을 뭘로 보는 겁니까? #민주당 은 탈당 경력자 에게는 주는 공천 불이익도 면제해 이른바 '희생'을 보상했습니다. 재산 축소 신고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김홍걸 의원도 슬그머니 복귀시키겠답니다.

 

가뜩이나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을 어물쩍 남의 일처럼 넘어가려는 듯한 품새입니다.

 

어차피 부끄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해도 국민 시선까지 무서워하지 않는 담대함이 감탄스러울 뿐입니다.

 

4월 27일 #앵커의시선 은 '어수선할 때 슬그머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