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서 빠진 섬진강 유역은 가뭄과 홍수 피해에 특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호남권 가뭄에서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 섬진강 유역이다. 섬진강댐 총 저수 용량은 4억6600만t인데 2일 기준 9000만t이 담겨 있어 저수율이 19%에 불과하다. 예년의 45% 수준이다. 2일 섬진강을 다녀온 한 회사원은 “오래전 침몰한 조각배가 보일 정도로 물이 없었다”고 했다.
섬진강은 2020년 여름철 수해(水害) 때도 피해가 가장 컸다. 2020년 장마 여파로 낙동강 합천댐·남강댐, 섬진강 섬진강댐, 금강 용담댐·대청댐 등 총 5개 댐 하류 총 158개 지구에서 홍수가 발생했는데, 수해 피해자에게 주는 환경분쟁조정금의 74%가 섬진강에서 발생했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2021년 12월부터 작년 5월까지 수해 피해를 입은 7702명에게 준 환경분쟁조정금 1486억원 중 1102억원이 섬진강 유역으로 간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 준설과 제방이 확충된 낙동강·금강 본류에선 피해가 거의 없었다. 두 강에서 발생한 피해도 대부분 본류에서 물줄기가 뻗어나간 지류(支流)에서 발생했고, 피해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았다.
가뭄과 홍수는 정반대 성격의 재해(災害)다. 하지만 섬진강 유역에서 발생하는 가뭄·홍수 피해의 원인은 사실상 겹친다. 다른 주요 강들은 4대강 사업으로 200년 빈도 홍수와 극심한 가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보강됐다. 섬진강은 여기서 제외된 것이다. 현재 섬진강에는 다목적댐 3개가 있다. 그러나 과거 농업용수댐으로 쓰던 것을 다목적댐으로 바꾼 것이어서 다른 다목적댐보다 용량이 적다. 그렇다 보니 집중호우 때 물을 충분히 가두지 못해 민가(民家)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다. 받아둔 물도 적어 가뭄 때에는 생활·공업·농업용수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댐이나 보의 추가 건설은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부는 가뭄 피해가 반복되는 섬진강 유역에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시설 등을 설치해 물 부족에 대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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