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남쪽으로 300㎞ 떨어진 타이난시의 TSMC 반도체 클러스터는 거대한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TSMC는 이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3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와 5나노급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제18공장(Fab)’을 운영 중인데, 인근 부지에 증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90만6000㎡(약 27만4000평) 부지에 이미 들어선 라인 6개(P1~P6) 외에, 3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할 라인 3개(P7~P9)를 추가로 짓는 공사다. 주차장 10여 곳은 인부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 수천대로 가득 찼고, 굴착기·대형 트럭들도 길가에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지난달 29일 TSMC는 이곳에서 3나노 반도체 첫 양산 기념식을 열었다. 대만 부총리를 비롯해 경제부 장관,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TSMC의 3나노 반도체 양산은 삼성전자보다 6개월 늦었지만, 애플 같은 거대 기업을 3나노 고객으로 빠르게 확보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TSMC는 타이난 공장 증설 외에도 올해 룽탄 과학단지에 미래 첨단 공정인 1나노 생산 공장, 신주·중부 과학단지에 2나노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작년부터 올 연말까지 착공하는 TSMC 초미세 공정 라인만 11곳에 달한다.
인구 2400만명, 국토 면적은 한국 경상남·북도를 합친 수준인 3만6000㎢에 불과한 대만이 거대한 반도체 생산 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TSMC는 대만 남북 260㎞를 연결하는 반도체 벨트(룽탄·신주·중부·남부 과학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주요 거점마다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중심의 협력 업체들로 클러스터를 이뤄 실시간 협력 체제를 구축한다.
대만 반도체는 대만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동시에 ‘실리콘 실드(Silicon Shield·반도체 방패)’라는 이름으로 안보까지 떠받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92%를 생산하는 TSMC가 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10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92%는 대만(TSMC), 나머지 8%는 한국(삼성전자)이 담당한다. 천젠방 전 TSMC 부사장은 “‘낮은 생산 비용과 높은 품질’이라는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거점 단지를 중심으로 모든 관련 시설과 연구 기관을 집적한다”면서 “TSMC가 미국·일본·독일 등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대만은 계속 핵심 생산 기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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