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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밟아라

Jimie 2024. 5. 3. 23:30

십자가를 밟아라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4XFKGske-bM 

조회수 5,900회 2023. 9. 26. #민주당 #체포동의안 #색출

 

"살짝 밟아라. 그러면 풀어준다 어서 밟아라. 나가기 싫으냐?" 일본 도쿠가와 막부는 새해가 오면 백성들을 집결시켜 이런 걸 밟게 했습니다. 놋쇠에 예수나 성모를 새겨 천주교 신자를 색출하는 도구였지요. 차마 밟지 못하는 사람은 잔인하게 처형했습니다.

 

"나를 밟아라. 네 고통을 아노라" 배교(背敎)의 시험에 든 포르투갈 신부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신도들을 살리려고 성상을 밟고 맙니다. 조선시대 고을 수령들도 가톨릭 신자가 십자가를 밟으면 살려주고, 밟지 않으면 참수했다고 합니다.

 

#민주당 의원이 당원 단체대화방에 버젓이 올린 사진입니다. #체포동의안 투표함에 부표(否票)를 넣기 전에 명패와 함께 찍어뒀다가 가결되자 보냈습니다. 납작 엎드린 자진 신고입니다.

 

국민이 기표소 인증 샷을 올리면 2년 이하 징역형까지 받습니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 버젓이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습니다.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방탄에 구멍이 뻥 뚫린 민주당 안팎에서 찬성표 #색출 광풍이 요란합니다. "끝까지 추적해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했듯, 극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살생부에 올려 추궁하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한 술 더 떠 의원 전원에게 영장 기각 탄원서를 요구했습니다. 찬성표 의원을 골라내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종교 대신 양심의 자유를 짓밟는 십자가 밟기이자 민주주의의 사망 선고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책임의 당사자 이 대표는 "당의 부족함을 질책하고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사퇴를 거부하고 악성 팬덤에 계속 기대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습니다.

 

당 지도부가 사퇴시킨 #원내대표 후임에는 친명 일색 후보들이 나섰습니다. 가결 책임을 빌미 삼은 친명 체제 굳히기입니다. 내일 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담당 판사에 대한 압박도 도를 넘었습니다. 기각 탄원서 강요에 더해 백만 서명운동까지 벌였습니다.

 

김의겸 의원의 '가짜 뉴스 병'도 도졌습니다. "검찰이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판사를 골랐다"며 "한동훈 장관 과 동기"라고 헛다리를 짚었지요. 그래 놓고는 "취재 과정에 구멍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무슨 구멍이요? 이래 놓고 무슨 염치로 기자 출신임을 내세우고 '취재' 운운하는 건가요.

 

'비루먹은 강아지' 라는 속담을 떠올립니다. 비루는, 가죽이 헐어 털이 빠지고 악취를 풍기는 병입니다. '하는 짓이 너절하고 더럽다'는 말 비루(鄙陋)와 통하지요.

 

친명계 좌장 의원은 체포안 가결을 "저열하고 비루한 협잡" 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저열하고 비루한 게 따로 있는데 말입니다. 속셈이 드러난 단식 정치에다 악성 팬덤 정치, 양심의 자유 짓밟기까지, 비루한 시대 비루한 정치판이 혐오스럽다 못해 참담합니다.

 

9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십자가를 밟아라' 였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