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시대공감] 전유진 초유의 신드롬 왜 생겼나
- 박진관|
- 입력 2021-03-05 | 발행일 2021-03-05 제22면 | 수정 2021-03-05
국민적인 사랑 받던 전유진
팀미션 탈락에 시청자 공분
제작진 불신 프로그램 위협
팬들 '지켜주겠다' 의기투합
우승 못했지만 스타로 우뚝
하재근 문화평론가
TV조선 '미스트롯2'는 한국 최대 오디션 시리즈다. '미스트롯1'과 '미스터트롯' 이 두 편을 거치는 동안 기록적인 시청률과 함께 범국민적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지상파 오디션도 대적하지 못하는 오디션계의 거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그 '미스트롯2'가 최근 크게 흔들렸다. 전유진 탈락 사태 때문이다. 중고등부로 출연한 중학생 전유진이 탈락하자 거대한 반발이 일어났고 그 때문에 프로그램이 휘청대기까지 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탈락자에 대한 안타까움, 반발 여론이나 심사위원과 제작진에 대한 불신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흔히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오디션은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전유진 탈락 사태는 '미스트롯2'를 뒤흔들었다. 성인 오디션에서 중학생이 주목받는 것조차 힘든 일인데, 전유진은 주목받는 수준을 넘어 아예 판 전체에 변동을 일으켰다.
'미스트롯2' 시작 전에도 전유진은 스타였다. MBC '편애중계' 왕중왕전에서 준우승까지 하며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압도적 스타는 아니었고, '미스트롯2'에서 주목받는 도전자 중의 한 명이었다. 그런데 오디션이 열리자마자 인기 폭풍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여러 스타급 도전자들을 제치고 전유진이 국민 응원 투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압도적인 원톱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유진의 노래가 그만큼 많은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는 뜻이다. 1회에 부른 '서울 가 살자'는 올하트를 받긴 했지만 마스터들에게 극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유튜브 조회수가 350만회를 돌파해 마스터들에게 격찬 받은 노래들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유진 노래엔 한순간 이목을 잡아끄는 자극성이나 화려한 기교가 없다. 그런데 들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 듣는 이의 마음에 다가온다. 각박한 시대에 위로를 전해주는 목소리다. 질리지 않아서 반복해서 듣게 된다는 점도 전유진 가창의 특징이다. 이래서 전유진의 노래가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 '데스매치'에서 부른 '약속'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마스터들의 평가가 대중의 감동과 다르게 나왔고 심지어 전유진이 패배하기까지 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더욱 전유진을 지키기 위해 결집하게 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전유진이 노래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메들리 팀미션으로 탈락하자 공분이 폭발했다. 이 충격파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일시 하락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후 마스터·제작진에 대한 집단적 불신이 나타나 프로그램이 위협받았다. 사람들은 결승 문자투표 때 마스터들이 선호한다고 간주된 출연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투표해 순위 변동까지 만들어냈다. 이런 사태는 과거엔 생각도 못 했던 일인데, 일개 중학생 출연자의 탈락 때문에 벌어졌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이번에 비록 '미스트롯2'에서 높은 순위를 얻진 못했지만 국민적 응원을 얻은 셈이다. 어떻게 보면 안타깝게 탈락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주겠다'는 지지 열기가 더 강해졌는지 모른다. 보통 1위 수상자가 오디션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하지만, 이번 '미스트롯2'에선 장외의 전유진이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앞으로 시대를 위로하는 국민가수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일은 전문가의 평가와 국민의 정서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극명히 보여준 사태였다.
<문화평론가>
영남일보(www.yeongnam.com)
전유진 - 약속 ❤미스트롯2 6화❤ TV CHOSUN 210121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CD9iTW8DuNU
[기고 칼럼] 트롯 신동 전유진과 우리의 길
- 신아일보 승인 2021.03.04 10:08
권혁필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경영학박사 권혁필
요즘 유튜브를 보면 포항출신 트롯신동 전유진 신드롬이 실로 대단하다. 전유진 관련 동영상은 조회수가 최대 1500만뷰(View)에 달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얼마 전 모 방송사의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국민투표 획득수에서 압도적 1위로 타 경쟁자들을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았다.
전유진은 정식 가수도 아닌 단지 트롯을 잘 부르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다. 그 어린 청소년이 유명한 대한민국 트롯 가수들을 제치고 신드롬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이제 세상이 바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이제부터 우리가 가야할 길은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길이어야 한다.
△공정한 선발
모두가 알다시피 전유진은 노래공부를 체계적으로 해 온 가수 지망생이 아니었다. 2019년 7월 포항에서 열린 포항해변전국가요제에 중학교 1학년 신분으로 그냥 경험삼아 참가한 결과로 대상과 가수인증서를 획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MBC 편애중계 프로그램과 TV조선 미스트롯 등 방송 경연대회에 참가하여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이 전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2019년 포항해변전국가요제’ 심사위원들이다. 당시 김익상, 김광수, 김이영 심사위원들의 탁월한 안목과 선별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전유진은 없었을 것이다. 설령 그들이 그러한 혜안이 있더라도 수많은 지역유지들의 부탁과 트롯 가수 기획사들의 외압에 굴복하였다면 ‘조수미’나 ‘나나무스쿠리’와 같은 글로벌 스타가 될지도 모를 트롯 영재는 영원히 발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고인물’ 보다는 ‘잘’
전유진의 경쟁자는 대다수 일반인이 아니었다. 경쟁자들 중에는 최소한도 노래공부를 수년간 공부하였거나, 유명한 트롯가수 문하생들도 있었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권한과 자리를 주는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 경쟁의 시대이다. 동네 안에서의 경쟁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MBC의 경쟁자는 KBS가 아니라 넷플릭스와 유투브이다. 따라서 이제는 특정의 어느 한 분야에서 장기간 몸 담아온 자 이외에도 비록 그 분야의 신입이거나 아웃사이더라도 탁월하게 ‘잘하는’ 자가 있다면 당연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대중의 가치
전유진이 유명해진 것은 가수 기획사가 키운 것이 아니라 대중의 선택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렇듯 대중은 당시에는 바보처럼 보여도 나중에 보면 언제나 옳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보통 ‘대중’의 능력(판단력, 통찰력 등)을 폄하하곤 한다. 평균이라는 이미지를 가지는 대중의 능력은 언제나 엘리트의 능력보다는 낮게 평가되어 왔다.
대중에는 ‘집단지성’ 이라는 아주 강한 힘이 존재한다. ‘집단지성’은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동물과 나뉜 결정적 요소이다. 종종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능력이 뛰어나서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착각한다. 엘리트 자신의 업적 안에는 수많은 대중의 집단지성과 노력이 모여 있다는 사실을 모를 뿐이다.
아이폰은 애플이 만든 것이 아니라 터치스크린 등 8개의 핵심 특허가 모여서 이루어졌다. 각각의 특허에는 수많은 사람(대중)들의 아이디어와 손이 모여 완성된 것이다. 완전한 정보만 주어지면 대중의 능력은 엘리트를 넘어선다. 지금이 그러한 시대이다.
/대전테크노파크 감사팀장 경영학박사 권혁필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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