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퇴장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_tqPzYEGEsA 오늘처럼 폭설이 쏟아지고 나면 마을 뒷산에서 이따금 "우지끈" 하는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솔가지들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부러지는 소리였지요. 그 소리를 들으며 시인은 고승 혜가의 '입설단비'를 떠올렸습니다. 혜가는 눈밭에 서서 팔을 잘라 달마에게 바치며, 간곡히 가르침을 청했다고 하지요. "나는 무슨 그리 독한 비원도 없고… 흰눈을 그득그득 견디어주다가, 다만 고요히 서 있어보고 싶은 것이다." 또 어느 시인은, 대자연의 섭리에 공손히 몸을 내맡긴 설해목을 "빛나는 자해. 아름다운 마감" 이라고 찬미했습니다. 눈 오신 날 밤에 기품 있는 떠남, 아름다운 퇴장을 생각하며 조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