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파 [靑鹿派] 박목월(朴木月) 조지훈이 ‘민족’, 박두진이 ‘기독교’에서 삶의 궁극의 가치를 찾았다면, 박목월(朴木月, 1916~1976)은 ‘일상’에 많은 비중을 둔 시인이다. 박목월의 시 세계가 청록파의 다른 두 사람에 비해 스케일이 작고 소박한 것도 이런 성향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박목월 또한 주로 자연에서 시의 소재를 찾으며 창작 활동에 나선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같은 청록파라고 해도 세 사람의 시 세계 속에 나타난 자연은 조금씩 빛깔이 다르다. 박목월의 자연은 전통 율조와 회화적인 감각, 그리고 향토성이 짙게 배어 있는 자연이다. 청록파의 다른 두 시인에 비해 그의 시가 좀더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고, 한결 부드럽고 섬세하며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이다. 청록파 가운데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