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ting Articles

삼척까지 덮친 울진 산불, 10년내 최대 피해... LNG 기지도 위협

Jimie 2022. 3. 5. 01:59

울진 산불 영향 3300ha…축구장 4621개 규모, 10년내 최대

동아일보

입력 2022-03-04 21:43업데이트 2022-03-04 22:31
경북 울진 일대에서 4일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택 22채가 불에 타고 주민 39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불은 이날 오후 한 때 한울원자력발전소까지 위협했지만 원전은 안전한 상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삼척까지 덮친 울진 산불, 10년내 최대 피해... LNG 기지도 위협

조선일보

입력 2022.03.04 13:36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고적마을 일대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2.3.4 /삼척시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도 삼척으로 번져 주민 4500여명이 대피했다. 산불은 강풍을 통해 한울원전 방향으로도 번져 산림당국이 원전 방어에 나섰다. 이번 산불이 미치는 영향 면적은 3300㏊다. 추정치인 산불 영향 면적은 실제 피해 면적과 다르다. 하지만 산불이 바람을 타고 더욱 번질 경우, 실제 피해 규모가 10년내 최대치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부는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울진 원전 향했던 산불, 삼척 LNG 기지로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인 시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최초 발화지점에서 직선거리로 10㎞ 정도 떨어진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향했다. 한울원전 울타리 등 주변에 불씨가 날아들어 소방과 원전 자체 진화대가 불을 껐다. 하지만 현재까지 원전 관련 건물에 대한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을 한울원자력본부 쪽으로 출동시켰다.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은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고도 진화용 물을 날려보낼 수 있는 장치다. 한수원 측은 “한울원자력본부 내 6개 발전소 모두 피해는 없다”면서 “전력거래소의 지시에 따라 발전소 출력을 50~80% 수준으로 낮춰 운영 중”라고 밝혔다.

 

4일 오후 8시 30분께 앞서 오전 11시께 경북 울진군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길이 약 2km의 산등성이를 불태우며 강원도 삼척시로 번지고 있다. 2022.3.4/연합뉴스

한편 불길은 오후 5시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 마을까지 번져 주민들이 대피했다. 산불은 호산리에 위치한 LNG(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 반경 600m까지 번진 상태다. 이곳에선 수입 LNG를 보관한 뒤 강원·영남 지역에 공급하고 있으며 LNG 보관탱크 12개가 설치돼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산불은 LNG 생산기지 남쪽에 위치한 가곡천(川) 건너편까지 번졌으나, 아직 개울을 냇가를 건너오진 못한 상황이다. 소방청은 중앙 119구조본부 울산 119화학구조센터에서 보유 중인 대용량방사포시스템을 한울원전과 LNG생산기지에 배치했다. 대용량 방사포 시스템은 1분에 7만5000L의 소방용수를 130m까지 방수하는 능력을 갖춘 ‘울트라급’ 소방차다. 오후 9시 기준 한울원전엔 소방차 18대·소방인력 80명이, LNG 생산기지엔 소방차 89대·소방인력 243명이 산불을 막고 있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 2022.3.4 /삼척시 제공

산림청 측은 LNG기지 시설과 불길 사이에 아직 거리가 있고 대형방사포 등 장비와 인력을 집중배치한 상태로 LNG기지 자체방어시설도 있어 큰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측에 따르면 LNG는 발화온도가 530도로 매우 높아 불이 붙어 폭발할 위험은 적다고 한다.

◇주민 4500여명 대피, 사전투표 중단되기도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울진군 두천리, 삼척시 월천리 등 2525가구 주민 4525명이 초등학교 분교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산림청 따르면 오후 9시 기준 이 화재로 울진군과 삼척시의 주택 43채와 창고 6개, 비닐하우스 4동 등이 산불 피해를 입었다.

 

산림청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시에 산불 확산 대응 단계 중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현장에 헬기 43대와 소방인력 등 산불진화대원 1900여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범위가 100ha(약 30만평) 이상, 평균 풍속이 초속 10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이날 산불로 인해 울진군 북면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사택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선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선거 사전투표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울진군 선관위 관계자는 “산불로 인해 한전 시스템에 따라 변전소 선로가 자동으로 정전됐기 때문”이라면서 “오후 4시 전기가 다시 들어온 뒤로는 다시 투표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울진군 일부 지역에선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한편 소방청은 전국 소방동원령 1호 등을 발령해 서울, 대구와 울산, 경기, 충북, 경남 등지에서 소방차량 등 진화장비 351대를 울진 및 삼척 산불 진화에 투입했다.

 

4일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고 있다. 삼척시 원덕읍 산양리 일대에서 울진 방향으로 바로 보이는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2.3.4 /연합뉴스

산림청은 광역지자체와 관할·인접기관 등에서 산불진화헬기와 진화대원 등을 동원해 산불에 대응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장에 순간 풍속 25m/s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어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 중이며, 화재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울진 산불 확산 방지 및 피해 조기 수습을 위해 이날 오후 9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안부장관은 “산불 확산 위험성이 매우 높고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산불 대응과 복구를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 오후 10시를 기해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재난사태 선포를 통해 정부는 인력·장비·물자의 동원, 위험구역 설정 등의 긴급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번 재난사태 선포는 지난 2019년 4월 강원 산불 이후 3년만이며, 이번이 4번째다.

 

 
울진 삼척 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