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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이재명 같은 대표 있었나, 물러나는 것 밖엔 방법 없다”

Jimie 2023. 1. 23. 04:06

이상민 “이재명 같은 대표 있었나, 물러나는 것 밖엔 방법 없다”

[인터뷰]

권세진 기자 sjkwon@chosun.com월간조선
입력 2023.01.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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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5선 이상민(李相珉·대전 유성을) 의원의 별명은 ‘미스터 쓴소리’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사당화(私黨化)에 대해 대부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다음 총선(2024년 4월) 공천이 불안한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에도 개의치 않는 그는 민주당 내 보기 드문 소신파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월간조선

이재명 대표가 21대 대선 후보로 선출되던 당내 경선 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상민 의원은 이재명 후보에 대해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고 경선에 임해야 한다” “사법리스크는 대선 후에도 문제가 될 것”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라는 ‘팩폭(팩트폭격)’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물론 이재명 팬덤, 이른바 ‘개딸’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대선 후에도 언론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선 패배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재명 후보에게 있다” “민주당은 괴물과 좀비들이 가득 찬 소굴”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 등 당 주류와 상반된 의견을 피력하는 중이다.

 

― 민주당 내에서 쓴소리를 한 지 오래됐습니다. 초선 시절부터라고 알고 있는데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손학규 전 대표가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습니다. 그분이 어떤 분입니까.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까지 보수정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대변인, 총재비서실장 등 당직도 도맡아 하고,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경기도지사도 지냈죠. 한나라당이 대선 후보 경선할 때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3등 하던 분입니다. 그런데 안 되니까 민주당(당시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하고 당대표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개인성명을 내고 그 당에서 인정 못 받던 사람이 왜 이쪽으로 오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싸울 거면 거기서 싸우지 왜 성향도 다른 이쪽으로 오는 거냐고요.”

 

― 민주당 지도부는 (손학규를) 환영했는데요. 지도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입니다.

“사실 초선 때라 겁이 없는 시절이긴 했는데, 틀린 건 틀리다고 말해야 하는 성격이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잇달아 5선에 성공한 이상민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어떻게 선관위원장을 맡게 됐습니까..

“5선 의원 중 제가 지역적으로도 중립(충청권)이고 비주류에 남의 눈치 보지 않는 소신파이다 보니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친문과 친명 세력이 강하게 나올 것이 예상되다 보니 그쪽에 휘둘리지 않는 중진급을 원했던 것 같아요.”

 

― 각 캠프 및 지지자들, 특히 이재명 캠프로부터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선 승리선관위원장으로서 후보들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적한 건 두 가지였어요. 첫째,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대선 후에도 문제가 될 것이니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장동 특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요. 둘째, 현직 경기도지사가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공정성의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결국 사법리스크는 현실화됐고 그 당시 경기도정은 엉망이 됐습니다.”

 

― 대장동은 결국 지금 이재명 대표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물론 성남FC, 선거법 위반 등 다른 사건들도 있고요.

“대장동 의혹이 그때 나오기 시작했는데, 대선 때 계속 이슈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사안이라 당도 늪에 빠질 수 있고 대선에서 이재명이 이기건 윤석열이 이기건 이 대표가 안고 가야 하는 시한폭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거고요.”

 

― 그래도 선관위원장으로서 특정 후보를 겨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일 아닙니까. 문자폭탄도 받았죠.

“일단 할 말은 해야 하는 거고, 경선 흥행을 위해서라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경쟁하면서 국민에게 어필을 해야 민주당 후보 지지율도 올라갈 텐데 당내 쏠림현상 때문에 원사이드게임으로 끝나는 경선은 지양해야 한다고 판단했죠. 또 특검으로 털 것은 털고 가야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대선 패배 후 ‘이재명 때문’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사실 본인 때문에 진 건 맞잖아요. 근데 자중해야 할 시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비대위원장을 맡겠다, 인천 계양 보궐선거에 나가겠다는 걸 보니 말을 안 할 수 없었습니다.”

 

― 결국 이재명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으로 당대표에 당선됐죠. 대안이 없었던 것 아닙니까.

“의석수가 몇 석인데 대안이 없겠습니까? 이재명밖에 없다는 논리 자체가 틀린 거예요. 지금 이 대표의 가장 큰 문제는 ‘기고만장’입니다. 당대표에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고, 자신의 개인 비리에 당 전체가 보호와 방탄에 나서고 있고,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으니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겁니다.”

 

― 이전 민주당은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였는데, 노무현 시절부터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팬덤이 이때 시작됐습니다. 문재인 시절에는 팬덤이 변형되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팬덤도 진화하는 겁니다. 팬덤의 요점은 자기가 좋아하는 만큼 다른 사람이 싫어한다는 점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겁니다. 거기다 ‘이 사람 공격하면 저쪽(보수정당)한테 진다’는 논리입니다. 하나의 색만 허용하고 이견을 허용하지 않고, 특정인을 성역화하고 맹종하고… 이게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큰 결함이라고 봅니다.”

이 의원은 ‘대안’으로 이낙연 전 대표를 언급했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한 얘기인데요, 이낙연 전 대표가 현재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미국에서 한마디 했다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양반은 한가하게 미국에서 남의 얘기하듯이 하느냐, 할 말이 있으면 여기 와서 시시비비를 가려라’라고요.”

 

― 이낙연 전 대표가 돌아와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국 정치에 대해 코멘트를 한다는 건 정치를 아예 관두겠다는 생각은 아닌 거잖아요. 한 발 물러나서 기회를 보고 있다는 건데, 기회를 볼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기회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민주당에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 당대표까지 지낸 인물이라면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재명 대표가 저렇게 당을 망치고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그냥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내가 그 정도의 인지도와 경력을 갖고 있고 호남 출신이라면 민주당 살리기에 앞장서겠다,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요. 그 정도 출신과 경력을 보유하고 총리에 당대표도 지낸 분이 욕먹을 각오하고 나서야 되는 것 아닙니까. 문자폭탄 좀 받을 각오하고요.”

 

―이 전 대표 외에도 박지원·김부겸·박영선 등 나름 인지도와 리더십 있는 비주류들이 있지 않습니까.

“’무르익은 다음에 내가 나올 수도 있다’ 이 정도 생각인 것 같습니다. 지켜보고 있는 분들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대표 할 사람은 많다는 겁니다. 이재명밖에 없다, 대안이 없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합니까. 현재 의석수가 몇 석인데요.”

이상민 의원은 2022년 10월 선거법과 정당법 등 정치개혁법안 5건을 대표발의했다. 독과점적인 양대 정당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다.

 

― 민주당은 물론 한국 정치도 곪아가고 있는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완전한 해법이라고 볼 순 없지만 독과점적인 양대 정당 체제에서 벗어나는 게 최우선입니다. 양극화, 지역패권, 팬덤 등 부정적인 현상이 다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정치개혁법안을 대표발의했죠.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하면서 중대선거구제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무척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적극 호응해서 독과점 구조에서 벗어나 정치 발전을 이뤄내야 합니다.”

 

― 거대 양당이 독과점 구조를 깨려고 하겠습니까. 당장 이재명 대표도 미지근한 반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갈 수밖에 없어요. 민주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얘기를 하니까 뭔가 꼼수가 있다’ ‘우리가 주도권을 뺏겼다’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의도가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이유로 여야가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이재명 대표의 그런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이슈 주도권이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에게만 있는 겁니까. 민주당이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면 되는 겁니다. 맨날 정치탄압 얘기할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잘 보일 수 있는 정치개혁이라는 방법이 있는데도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1인 정당에서 벗어나 원래의 민주당 노선에 충실한 방향으로 가야 해요. 원래의 민주당 가치관을 바로 세운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가치관을 다시 정립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고요.”

 

― 지금도 내부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없는데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가 대표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당에 누를 계속 끼치고 있습니다.”

 

― 이재명 대표가 정계은퇴라도 해야 할까요.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는 거야 큰 문제가 있겠습니까. 의원직 존속 여부는 올 상반기에 선거법 재판 결과가 나오면 자연스레 정리가 될 거고요. 다만 당대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 소환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야당 대표 소환이 정치적 탄압일 수는 있죠. 그런데 이 대표가 무슨 국가보안법으로 조사받았습니까? 이런 야당 대표가 어디 있었습니까? 이런 사람이 야당 대표를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거지, 소환조사 받아야 하면 받는 게 당연합니다. 공인(公人)이 특정 인물을 일부러 두둔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리더십은 영웅적 리더십이 아닌 협업 리더십입니다. 야당이 발목 잡는다는 얘기를 언제까지 들어야 합니까. 이재명 방탄국회 한다고 국회를 볼모로 잡고 있다 보니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잖아요.”

 

― 대통령 신년인사회 이재명대표 초대 건은 어떻게 봅니까. 대통령실은 초대했는데 안 왔다고 하고, 이재명 대표 쪽은 몰랐다는 반응인데요. 대표 비서실장은 초대장을 ‘메일로 띡’ 보낸 게 문제라 하죠.

“중요한 초대를 메일로 먼저 보낸 사람도 좀 그렇긴 하지만 또 초대장 보낼 땐 사람 보냈다잖아요. 비서실장이 메일을 안 봤다면 일을 제대로 못 한 거고, 봤다면 속이 좁쌀 같은 거죠. 이 대표가 진짜로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모르지만, 야당 대표라면 그런 자리 불편하더라도 가서 야당에 힘 실어주고 협치한다는 모습 보이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가서 윤 대통령한테 협치하자고 큰소리도 치고.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이 가는 게 아니잖아요.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가는 거지. 본인 입장에선 다른 뜻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웠습니다.”

 

― 윤 대통령과 법조계 선후배 사이인데요.

“저도 신림동 고시촌에 있으면서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한 사람이고 윤 대통령도 그렇죠. 연수원 한 기수 차이입니다.(윤 대통령은 1960년생, 연수원 23기이고 이 의원은 1955년생, 연수원 24기-편집자 주) 제가 국회 법사위원장 할 때 검사였고, 사람이 어떤지는 제가 잘 알지요. 윤석열 검사는 꾸밈없고 확실한 것 좋아하고 통이 큰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좁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검사 시절엔 눈치 보는 게 없었고 사람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찍어준 것 같은데 지금 모습을 보면 다릅니다. 여러모로 아쉬워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2023.01.22 14:06:12
이상민의원은 생각이 제대로된 의원이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지적하는게 맞다. 범죄혐의자 이재명 눈치보며 방탄에 앞장서는 민주당의원들 다음 총선에서 쓴 맛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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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2023.01.22 14:03:20
이재명 시진핑 푸틴 공통점은 개판돼도 안물러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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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023.01.22 14:00:27
민주당에는 이상민같은 의인이 왜 없을까요 양향자의원도 의인인데 그곳에는 의인이 발붙일 곳이 아닌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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